27 Mar, 2010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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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나간다

 

 

천양희

 

 

바람이 분다.

살아봐야겠다고 벼르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.

세상은 그래도 살 가치가 있다고

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.

 

지나간 것은 그리워진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.

사랑은 그래도 할 가치가 있다고

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.

 

절망은 희망으로 이긴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.

슬픔은 그래도 힘이 된다고

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.

 

가치있는 것만이 무게가 있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.

사소한 것들이 그래도 세상을 바꾼다고

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.

 

바람소리 더 잘 들으려고 눈을 감는다.

'이로써 내 일생은 좋았다'고

말할 수 없어 눈을 감는다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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